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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이렇게 글이 어렵게 느껴질까?” 최근 발표를 보면 중학생·고등학생의 국어 기초학력 미달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메시지가 반복된다. 체감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교실에서는 문단의 핵심을 잡지 못해 첫 문장을 오래 붙잡거나, 문제의 요구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길어지는 모습이 늘었다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이 글은 숫자만 나열하지 않고, 변화의 맥락과 교실 현장의 목소리를 한데 묶어 자연스럽게 살펴본다.

     

     

    국어 미달 증가

    국어 기초학력 미달이 늘었다는 사실은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학생들의 읽기·어휘·문장 이해 같은 바닥 역량이 흔들리고, 그 여파가 다른 과목으로 번진다. 국어는 과목 하나가 아니라 모든 과목의 바탕이기 때문이다. 교실에서는 같은 본문을 읽고도 “무엇을 묻는지”를 이해하는 데서부터 차이가 벌어진다. 자연스럽게 수업의 속도가 느려지고, 해설을 반복해야 하는 상황이 잦아진다. 중요한 건 ‘누가 잘못했는가’가 아니라 ‘어디서부터 다시 붙잡을 것인가’다.

     

     

    수치 변화 핵심

    국가수준 학업성취도처럼 표집으로 실시되는 평가를 기준으로 보면, 최근 몇 년 사이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의 국어 영역에서 미달 비율이 상승했다는 흐름이 뚜렷하다. 해석은 차분해야 한다. 표집이라는 틀, 문항 구성의 변화, 응시 집단의 특성도 함께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반복되는 신호는 같다. 읽기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읽은 것을 정확히 따라가는 힘’이며, 그 힘이 약해진 학생이 늘고 있다는 신호다. 숫자의 크고 작음보다 그 방향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원인과 배경

    원인은 하나로 단정할 수 없다. 다만 겹쳐 보이는 배경이 있다. 첫째, 읽기 환경의 급격한 변화다. 짧은 영상·짧은 문장을 빠르게 넘기는 습관은 긴 문장과 복합 문단을 따라가는 힘을 약하게 만든다. 둘째, 교과 전반의 문해력 요구가 높아졌다. 사회·과학·역사에서도 도표와 서술이 늘어나 국어 기초가 흔들리면 전 교과의 이해도에 영향이 간다. 셋째, 팬데믹을 거치며 학습 루틴이 쉽게 흔들리는 경험이 누적됐다. 출발선이 달라진 채 다시 모였고, 뒤처진 학생을 끌어올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넷째, 어휘 경험의 밀도가 낮아졌다. 말하기·쓰기에서 다양한 낱말을 반복적으로 만나는 시간이 줄어들면, 비슷한 뜻을 구분하는 감각이 무뎌진다.

     

     

    교실 변화 짚기

    교실에서 먼저 바뀌는 것은 ‘속도’다. 본문을 빠르게 읽는 것과 본문을 정확히 읽는 것은 다르다. 정확한 이해가 어려워지면 질문이 줄고, 대신 “정답”만 찾으려는 움직임이 강해진다. 그 사이에 생각의 과정이 비어 버린다. 또 하나는 격차다. 같은 반 안에서 상위권과 기초 보정이 필요한 학생의 거리가 벌어진다. 교사는 두 속도를 동시에 챙기며 수업을 유연하게 설계해야 한다. 같은 지문을 두 번 읽되, 두 번째 읽기는 “표시→요약→재서술”처럼 활동의 종류를 달리하여 구조를 보이게 하는 식으로 접근하면 납득이 빨라진다.

     

     

    Q&A 핵심정리

    Q. 국어 기초학력 미달이 늘었다는 건 우리 반도 그런가?
    학교·지역·학급에 따라 다르다. 다만 읽기 기반 활동을 꾸준히 넣은 반은 개선 속도가 빠르다. 같은 텍스트를 여러 방식으로 다루는 수업이 특히 효과적이다.

    Q. 국어만의 문제인가?
    국어는 바탕이다. 국어가 흔들리면 사회·과학·역사처럼 설명과 해석이 많은 과목에서 어려움이 먼저 드러난다. 국어 기초를 먼저 다지는 것이 합리적이다.

    Q. 집에서는 무엇부터 하면 좋나?
    하루 10분, 짧은 글을 소리 내어 읽고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 모르는 낱말을 적고 예문을 만들어 본다. 비용이 들지 않고, 효과가 빠르게 보인다.

    Q. 독서량을 늘리면 해결되나?
    양보다 방법이다. “읽기→표시→요약→재서술”처럼 과정을 구조화해야 글의 뼈대가 보인다. 구조를 알면 다른 글에도 적용할 수 있다.

    Q. 성적이 바로 오르나?
    초기에는 속도가 느리다. 하지만 한 학기만 꾸준히 하면 서술형 평가에서 반응이 온다. 정답률보다 해석의 정확도가 먼저 달라진다.

     

     

    실천 해법 체크

    • 짧은 글 깊게 읽기: 400~600자 글을 소리 내어 읽고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
    • 질문 먼저 적기: 읽기 전 “무엇이 궁금한가”를 적고, 읽으며 답을 찾는다.
    • 문단 핵심 표시: 문단마다 핵심어를 한 단어로 표시해 구조를 눈에 보이게 한다.
    • 낯선 어휘 노트: 새 낱말을 적고 예문을 만들어 일주일에 한 번 점검한다.
    • 도표+글 결합: 간단한 그래프를 보고 한 문단으로 설명하는 활동을 정례화한다.
    • 같은 지문 다르게: 낭독→표시→요약→재서술의 네 단계로 같은 지문을 다뤄 본다.
    • 얇고 길게: 한 번에 많이보다 매일 조금씩. 루틴이 성취감을 만든다.

     

     

    학교 차원에서는 맞춤형 보정 수업이 현실적이다. 진단평가에서 막힌 문항 유형을 추려 ‘같은 기술’을 여러 글에 적용해 보게 한다. 예를 들어, 지시어·접속어·요약문·도표해석 같은 범주별로 작은 목표를 세우고, 구체적인 예시와 피드백을 반복한다. 지역 단위 문해 프로그램이나 기초학력 지원 사업과 연결하면 속도가 붙는다.

    결국 중고생의 국어 기초학력은 한두 번의 이벤트로 바뀌지 않는다. 생활 속에서 읽기 시간이 자리를 잡고, 수업에서 읽기 활동이 꾸준히 반복되어야 달라진다. 중요한 것은 “오늘 무엇을 할 수 있는가”다. 오늘 단 한 문단이라도 정확히 읽고, 한 문장으로 말해 보는 것. 변화는 그 지점에서 시작된다.

    이 글의 목적은 불안을 키우는 것이 아니다. 교실의 현실을 차분히 설명하고, 행동 가능한 작은 단계를 제안하는 것이다. 국어 기초학력은 시험 점수만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는 최소한의 힘이다. 그 힘은 다시 키울 수 있고, 충분히 회복될 수 있다. 조급하지 않게, 그러나 멈추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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